지방선거, 트위터, 그리고 티핑포인트

6.2 지방 선거가 역대 지방선거 사상 두 번째의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진보 진영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수 많은 언론들이 실시하였던 사전 여론조사와는 너무나 다른 결과였습니다.

정확한 통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젊은 유권자 층의 높은 투표율이 이변을 만들어 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론들은 그 배경에 트위터가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트위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를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이번 선거결과를 분석하는데 트위터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투표일 당일, 트위터세계에서는 실제로 ‘큰 일’이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그 ‘큰 일’이 과연 선거 결과까지 바꾸어 놓았는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그 ‘큰 일’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다뤄볼까 합니다.

‘투표’와 ‘선거’로 트윗을 검색해 보면, 투표일 당일 ‘투표’ 관련 트윗만 최소 십만 건 이상 배포되었습니다.

'투표' 관련 트윗 수 추이, 출처 : searcus.com

‘투표’ 관련 트윗 수 추이, 출처 : searcus.com

'선거' 관련 트윗수 추이, 출처 : searcus.com

‘선거’ 관련 트윗수 추이, 출처 : searcus.com

주로 ‘투표하러 갑시다’나, ‘투표하였습니다’ 등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는데, 투표 참여를 권장하는 수 많은 이벤트틀이 열렸고, 연예인들이 트위터로 투표 사실을 열심히  홍보했으며, 너도 나도 투표장 앞에서 찍은 사진을 지인들과 공유하였습니다.

6월 2일 트위터의 세계는 갑작스럽게 ‘투표’로 들끓었는데,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현상의 ‘티핑포인트’로 작용했을까요?

‘티핑포인트’는 어떤 현상이 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확산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말콤 글래드웰이 착안한 개념입니다. 그는 티핑포인트가 만들어지지 위해서는 ‘영향력 있는 소수’의 참여, 현상이 확산되는 중에 달라붙게 만드는 ‘고착성 요소’, 우연적인 ‘상황의 힘’,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영향력 있는 소수는 다시 전문성과 지식을 갖춘 ‘메이븐’, 다수의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커넥터’, 메시지에 설득력을 더하는 ‘세일즈맨’으로 구분하였는데, 이 세가지 유형이 모두 결합될 때, 가장 영향력이 커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트위터에서는 누구나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메이븐, 커넥터, 세일즈맨이 될 수 있었습니다.

기존 미디어와 달리, 140자로 표현되는 트위터에서는 누구나 쉽게 정보 생산에 참여할 수 있으며,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자신의 생각과 링크만으로도 얼마든지 고급 정보를 배포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는 또한 ‘식스 픽셀’의 거리로 모두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전혀 모르는 사람까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6명의 사람’을 거칠 필요도 없으며, 지인간의 신뢰에 기반하기 때문에 메시지에 설득력을 더합니다.

지방 선거와 관련하여, 상당수 진보 성향의 트위터리안들이 최소한 세가지 유형 중 하나로서 역할을 담당하기에 트위터는 너무나 적합한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트위터리안들은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한 젊은층들이 주 이용자 층을 이루고 있었고, 보수 진영의 트위터에 대한 통제로 인해 트위터의 기본 정서가 반 보수로 흘렀기 때문입니다.

또한 트위터에서는 잘못되거나 공감받지 못하는 언행을 할 경우, 관계가 단절이 될 수 있는데, 그 결과 트위터 세계에서의 보수적인 그룹은 침묵하고 방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선관위의 규제 정책으로 인해, 트위터에서 직접적으로 선거 관련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진보적인 트위터리안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투표 하자’는 말 뿐이었을 것입니다. 투표일 당일, ‘투표 하자’라는 단순 명확한 메시지는 엄청나게 생산되었고, 리트윗을 통해 무한 복제되어 배포되었습니다. 너무나도 간결하고, 압도적이어서, ‘투표하자’는 캠페인은 고착성을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메시지가 고착된 트위터리안들은 자신도 ‘투표하자’고 트윗을 작성했고, 지인들의 트윗을 리트윗 했으며, 사진으로 자신이 투표했음을 입증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투표일 당일 트위터의 ‘큰 일’에는 상황의 힘까지도 작용하였습니다.

앞서 말한 보수 진영의 반 트위터 정책에 대한 반감, 진보 진영에 불리한 사전 설문 조사 결과, 천안함 사태에서 비롯된 북풍 등 여러모로 불리하게 돌아갔던 선거 분위기는 오히려 그들을 똘똘 뭉치게 하였을 것입니다. 또한, 스마트폰이라는 편리한 도구는 즉각적이고 캠페인에 실시간성을 더해주었을 것입니다.

종합해 보면 트위터의 세계는 투표일 전날까지 반 보수 정서로 흘러 있어 진보 트위터리안들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었고, 투표일 당일 수많은 트위터리안들이 ‘메이븐’, ‘커넥터’, ‘세일즈맨’으로 참여했습니다. ‘투표하자는 명확하고 간결한 메시지는 젊은 층에 고착되기에 충분했으며, 거기에 스마트폰이라는 첨단 기기의 도움과 진보 진영에 불리한 분위기에 힘입어 지방 선거일 트위터의 세계에는 ‘투표’가 폭발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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