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셜커머스 원년’의 타임라인

2010년 국내에도 소셜커머스가 닻을 내렸다. 성장속도는 놀라웠다. 소셜커머스를 표방하고 새로 등장한 기업만해도 1년 사이 200개가 넘을 정도다. 뉴스 검색을 하면 매일 수십건의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도 관련 사이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도 얻었다. 국립국어원이 우리말로 순화하자고 호소할 정도였으니, ‘소셜커머스’는 이미 우리 삶속에 깊이 파고든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 소셜커머스는 그야말로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그것도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폭발했으니 그 열기 한 번 참으로 대단했다. 참고로 올 7월까지만 하더라도 소셜커머스를 한다는 곳은 채 10개가 되지 않았다. 단순히 계산해봐도 우리나라 소셜커머스 서비스의 95%가 지난 6개월 사이에 생겨난 셈이다.

그런데 ‘소셜커머스’라는 새로운 개념이 집단적인 해석과 수용 과정을 거칠 겨를없이 너무나 갑작스레 일상에 침투해 들어와서인지, 소셜커머스에 대한 인식이 정립되지 못하는 문제도 불거졌다. 소셜커머스라고하면 ‘반값 할인’, ‘공동구매’를 떠올리는 게 현실이다. ‘소셜쇼핑’에 관한 단편들이 마치 소셜커머스 그 자체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소셜커머스를 표방한 기업들의 서비스가 대부분 ‘소셜쇼핑’의 형태였던데서 비롯된 것이지만, 다른 시도들도 있었다. 소셜쇼핑이라고 다 똑 같은 것도 아니었고 계속해서 진화해 왔다.

그러한 까닭에 2010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올 한해를 시간순으로 짚어본다.

‘소셜커머스 원년’이었던 만큼 다채롭지는 못했지만, 이 타임라인을 토대로 소셜커머스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내년에는 더욱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편으론 소셜커머스를 마치 싸구려나 일시적인 유행으로 과소평가하고 있는 분들에게 들이 밀 ‘소셜커머스의 족보’가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소셜커머스와 관련해 최초나 중요한 족적을 남긴 사례들을 시간순으로 구성했다.

[2010년 3월] 국내 소셜커머스의 원조 ‘위폰’ 등장

2009년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창업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소셜쇼핑이 국내에도 마침내 등장했다. 위폰이라는 신종 원어데이 공동 구매몰이 생겨났는데, 오프라인 서비스 상품을 온라인에서 파격적인 할인가에 판매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공동구매의 도구로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공동구매몰들과 차별화했다.

국내 소셜커머스의 원조가 된 셈인데, 위폰은 그 이점을 누리지는 못했다. 스스로를 ‘지역 기반의 입소문 쇼핑몰’이라는 어정쩡한 위치에 포지셔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위폰은 후발주자였던 티켓몬스터에게 ‘인식 상의 소셜커머스 원조’ 타이틀을 내주게 된다.

[2010년 4월] 소셜커머스 드디어 수면 위로…티켓몬스터 런칭

소셜쇼핑 ‘티켓몬스터‘가 서비스를 개시했다. 창업자들은 미국 현지에서 그루폰의 성공과 소셜쇼핑 시장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국내 창업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미국 명문대 출신이 만들었다는 점이 언론의 눈길을 끌었고, ‘소셜’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국내 소셜쇼핑 업체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한다.

이후 해외 벤처캐피털로부터 수십억원의 투자를 받아내고, 2010년 12월에는 누적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기에 이르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현재까지 국내 시장 점유을 1위를 지켜내고 있다.

명목상의 대표기업으로 올라서긴 했지만, 소셜쇼핑이 수익 창출이 가능한 모델이라는 걸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현재 직원수 100여명에 매달 마케팅 비용만 수억원 이상 쏟아붓고 있지만, 수익 창출의 과제를 언제쯤 이뤄낼지가 관심사다. 피인수를 기대했던 그루폰이 국내 진출을 보류하고, 국내 포털사이트들이 직접 소셜커머스를 준비하며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기업의 위상을 지켜낼지도 주목된다.

내년부터는 상품 생산자가 직접 티켓몬스터에 공동구매 이벤트를 등록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하고, 더 이상 광고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회원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SNS를 통한 매출 기여도를 향상시키는 것 또한 고비용 구조 개선을 위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2010년 5월] 포털의 진출…네이트의 등장과 한계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가 창업 위주로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포털인 네이트가 기존 쇼핑몰 중에서는 처음으로 소셜커머스 구현에 나섰다. 네이트쇼핑몰에 등록된 상품 정보를 네이트, 싸이월드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네이트 단문 블로그인 ‘커넥팅’을 연동시킨 것이다.

발빠르게 나서긴 했지만, 한편으론 국내 포털사이트의 고질적인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달갑지 않은 평가도 가장 먼저 받아야 했다. 제대로 된 소셜커머스를 위해서는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등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외부 SNS를 다 연동해야 할 텐데, 네이트는 자사 사이트의 서비스에만 문을 열었다. 자사의 SNS인 싸이월드와 커넥팅을 보호하고 강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도 소셜커머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네이버 역시 자사 서비스 중심의 폐쇄성을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0년 8월] B2B 서비스와 오픈마켓의 등장…티켓몰 솔루션과 트윗모아

공동구매몰 구축 솔루션 전문업체 원데이넷이 ‘티켓몰’ 구축 솔루션을 내 놓았다. 티켓몬스터 같은 소셜쇼핑몰을 큰 돈을 들여 자체 개발할 필요없이 간단한 설정만으로 빠르게 구축할 수 있게 한 것. 비용도 백만원 대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소셜쇼핑 비즈니스의 진입장벽 중 하나인 쇼핑몰 구축 개발 비용을 제거한 셈이다. 올 하반기 소셜쇼핑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소셜커머스기반의 오픈마켓도 등장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100% 트위터로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누구나 무료로 쇼핑몰을 개설할 수 있는 트위터 장터 ‘트윗모아‘가 주인공이다. 판매자가 상품을 등록하거나 배송 정보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트윗이 발행되고 소비자들의 상품 문의, 관심 상품 등록, 입소문 내기 등도 트윗으로만 이루어진다. 판매자 신뢰 검증도 트윗 계정 조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11월에는 공동구매 기능을 추가해 판매자가 직접 공동구매 기간, 최소 판매 수량, 할인률 등을 지정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2010년 9월] 소셜쇼핑 정보를 한눈에…메타 사이트 ‘다원데이’ 부상

원데이넷의 솔루션으로 소셜쇼핑 업체들이 급격히 늘어나자 소셜쇼핑 업체들끼리 광고 경쟁이 본격화했고, 소비자들은 이름도 비슷한 수많은 소셜쇼핑 업체들을 기억하기도 힘들어졌다. 이러한 상황을 사업 기회로 포착한 곳이 있다. 메타 소셜쇼핑 사이트 다원데이다.

다원데이는 소셜쇼핑 업체들의 판매 정보들을 한 데 모았는데 소셜쇼핑 업체에는 광고 기회를, 소비자들에게는 한 번에 소셜쇼핑 정보를 살필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해 호응을 얻어내는 데 성공한다. 싸다는 이유로 할인 쿠폰을 구매했다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을 위해 쿠폰 직거래 게시판도 열었다.

2개월 만에 하루 순 방문자 수 4만 명의 사이트로 급성장했지만, 곧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진입 장벽이 낮다보니 유사 경쟁 사이트들이 대거 생겨난 것이다. 소셜쇼핑 판매 정보만을 취합해서 제공하다 보니 다른 사이트들과 콘텐츠의 차별화가 어려운 것도 문제로 드러났다.

시장 선도자의 자리 지키기와  후발주자들의 자리뺏기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2010년 10월] 소셜쇼핑도 ‘규모의 비즈니스’…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 창업

던전앤파이터로 대박 신화의 주인공이 된 전 네오플 허민 대표가 소셜쇼핑에 뛰어들었다. 네오플 멤버들과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을 만들었는데, 서비스 첫날 바로 국내 소셜쇼핑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첫 상품은 60% 할인된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이었는데, 하루 동안 10만장이 팔려 나갔다. 장당 가격이 1만4천900원이었으니 하루 매출만 무려 15억원이었다. 소셜쇼핑을, 영세한 스타트업들의 틈새 비즈니스가 아닌 ‘대박 비스니스’로 격상시킨 계기로 작용해 대기업들의 소셜쇼핑 참여를 자극하게 된다.

하지만, 위메프의 신기록 배경에는 엄청난 액수의 마케팅 비용 투자가 숨겨져 있었다. 서비스 개시 전에만 수억원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는 이후에도 공격적인 광고 집행을 통해 티켓몬스터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소셜쇼핑 시장의 판도를 흔들겠다는 시도를 계속하게 되는데, 티켓몬스터 역시 이에 맞서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쏟아냄으로써 국내 소셜쇼핑 비즈니스는 점점 ‘규모의 경쟁터’가 된다. 소셜쇼핑이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 셈이다.

대기업의 진출도 본격화됐다. 국내 유통 3사 중 하나인 신세계가 소셜쇼핑에 진출한 것. 오프라인 외식 정보 제공 사이트인 메뉴판닷컴과 제휴해 신세계닷컴에 ‘해피바이러스‘라는 서비스를 공개한 것이다.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신세계가 ‘동네 피자집’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다, 자칫 롯데나 현대 등 다른 유통 경쟁자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운영해 온 탓으로 보인다.

신세계판 ‘통큰 치킨’이나 신세계의 상품권 할인 쿠폰을 판매한다고 가정해 보자. 엄청난 판매 실적을 거둘수 도 있겠지만 ‘소상공인 상생’ 논쟁과 경쟁사의 맞불 상품권 할인에 맞닥뜨리게 될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신세계는 할인 판매에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다. 이마트를 만들어 냈듯이 언제 소셜쇼핑 시장의 공룡이 될지는 모를 일이다.

[2010년 11월] 내 상품을 소셜커머스로 판매한다…KT ‘올레샵’ 오픈

KT가 기존의 쿡스토어와 쇼스토어를 소셜커머스에 기반한 올레샵으로 통합했다. 상품 정보를 SNS로 공유할 수 있는 SNS 플러그인과 SNS 계정으로 코멘트를 남길 수 있는 ‘소셜댓글’을 적용했다. 다른 쇼핑몰, 특히 소셜쇼핑 사이트에서 많이 봐 왔던 방식과 크게 다른 점은 없지만 자신들이 생산하거나 유통하는 상품만을 팔 목적으로 소셜커머스 기반의 쇼핑몰을 구축한 것은 KT가 처음이었다. 이미 자체적으로 엄청난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품의 특성상 소셜쇼핑처럼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하기가 어려워 즉각적인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KT가 밝힌 소셜커머스의 목적은 SNS를 통한 소비자의 추천과 참여로 상품과 서비스에 ‘신뢰’ 프리미엄을 더한다는 것. 물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먼저 시작함으로써 누려왔던 SNS 마케팅의 선도자 지위를 소셜커머스에서도 유지하겠다는 의도도 숨겨있다.

[2010년 12월] “소셜쇼핑 시장을 오프라인 광고 시장으로 본다”…다음, 소셜쇼핑 런칭

다음이 소셜쇼핑을 시작했다. 상품과 서비스 생산자들이 온라인으로 판매 요청을 하면 다음이 공동구매 이벤트 페이지를 제작해 소셜쇼핑 사이트에 등록해주는 방식이다. 판매 지역은 전국 각 시의 구 단위로까지 세분화시켰고, 각 지역별로도 복수의 공동구매를 동시에 진행했다. 판매 등록이 완전 자동화되지는 않았지만 거의 오픈마켓에 가까운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선 보인 것이다.

하지만, 다음이 노리는 것은 유통 시장 참여가 아니다. 다음은 지도 검색과 위치기반 서비스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여기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모델은 광고다. 공동구매 등과 같은 오프라인 상점의 판촉 이벤트 정보를 광고수익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소셜쇼핑 판매 정보를 온라인 사이트에만 국한시키고 있지만, 향후 판매 정보의 퍼블리싱 채널에 지도와 위치기반 LBS등을 더해 로컬 비즈니스를 위한 통합 광고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은?]

그렇다면, 2011년에는 누가 소셜커머스의 새로운 계보를 써 내려가게 될까? 예상되는 소셜커머스의 흐름을 전망하는 것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한다.

  1. 대형 업체들과 규모의 경쟁을 벌이기 위한 소셜쇼핑 업체들간의 합종연횡이 이루어 질 것이다.
  2. 대형 소셜쇼핑 업체들은 상품 판매 수를 늘려 ROI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픈마켓 형태로 개편할 것이다.
  3. 메타 소셜쇼핑 사이트는 소셜쇼핑 정보 이외에 개인들이 수집한 할인 정보나 일반 쇼핑몰의 할인 정보를 더하고, 개인화된 판매 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4. 소셜쇼핑 정보 채널이 지도와 위치기반 SNS로 확대될 것이다.
  5. 페이스북 ‘딜스’가 국내에서 서비스되면서 오프라인 서비스 광고 시장을 놓고 국내 포털들과의 위치기반 SNS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다.
  6. 기존 쇼핑몰을 SNS와 연동하는 사이트 개편 작업이 봇물을 이룰 것이다.
  7. 페이스북내 한화 결제가 해결되면서 페이스북에 쇼핑몰을 개설하는 F-Commerce가 유행하게 될 것이다.
  8. 소셜쇼핑 업체들 중에 명품, 디지털콘텐츠, 교육 등에 특화된 곳들이 등장하면서 각광받게 될 것이다.
  9. 은행, 카드사 등 금융권들이 오프라인 가맹점주들의 프로모션을 위한 소셜커머스 툴을 내 놓을 것이다.
  10. 상거래 경험을 SNS로 공유하는 소비자 커뮤니티가 등장할 것이다.
  11. 무료 소셜커머스 구축 솔루션의 등장으로 자신의 상품을 직접 공동구매로 판매하는 사례들이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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