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미술품경매 운영자 이종희 작가 인터뷰를 계기로 미술가 분들과 페북에서 교류하게 됐다.
그 덕분에 페북 뉴스피드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리는 중이다. 페북 사진만으로 무슨 작품 감상이 되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페북은 나 같은 미술 문외한이 미술작품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갤러리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 했던가. 미술작품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면 작품은 그저 보기 좋은 그림에 불과하다. 하지만 페북에선 작가분들이 작품 사진에 해설을 곁들여 준다. 작가의 담벼락을 들여다보면 그분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물어보면 된다. 아무리 유명한 작가분이라도 설명에 인색하지 않다. 그만큼 페북에선 그림 이상의 것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덕분에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면 보은해야 할 터, 그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우선 두 가지가 떠 올랐다.
첫 번째는 ‘소셜낙관’이다. 소셜낙관은 오프라인에 전시된 작품을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다. 구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낙관을 남길 때, 페이스북 계정으로 연결되는 QR코드 형태의 낙관을 함께 남기면 된다. 작품 안이 꺼려진다면 액자에 남겨도 된다.
실제 가능한지는 확인해봐야겠지만, 사진 속 소셜낙관이 스마트 기기로 인식될 수 있다면 작품 사진 또한 작가와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이 될 수 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작품 사진에 소셜낙관을 붙여 넣는 것을 고려해 보면 된다.
두 번째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CL)의 적용이다. 이건 순전히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떠올렸다.
페친인 작가분들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페북 대문 사진에 떡하니 걸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작가분께 그래도 되는지 여쭈어보면 되겠지만, 결례가 될 것 같은 걱정에 선뜻 용기내지 못했다.
그런데 어제 한 작가분께서 작품 사진 공유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누군가 그 분의 작품 사진을 무단으로 퍼간 모양인데, 작가 이름과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이 불쾌하다고 했다. 그분은 그것만 밝혀준다면 굳이 공유를 막을 생각은 없다는 뜻도 내비쳤다.
사실 작품 사진 공유에 개방적인 작가는 이 분만이 아닐 것이다. 이 분은 유명 작가분이셨지만, 무명 작가분들일수록 더 개방적일 것이라 생각됐다. 이들이 바라는 건 작품이 널리 알려지고 감상되는 것일 테고, 그리 되려면 작품 사진이 많이 공유돼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짐작이 맞다면, CCL 표시가 유용할 수 있다. CCL 표시는 저작물의 사용 범위와 조건을 밝혀준다. 미술작품 사진이라면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금지’같은 조건을 내걸 수 있다.
작품 사진의 공유를 바라지 않는다면, 굳이 CCL을 표시할 필요는 없다. 저작물은 만들어지는 순간 저작권이 생긴다. 하지만 공유를 바란다면 CCL를 표시하는 것이 좋다. 표시하지 않으면 저작권 침해에 대한 두려움이 공유를 가로막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CCL 표시를 작품 사진에 넣는 것일 번거로울 수 있다. 소셜낙관도 마찬가지다.
우선은 아쉬운 대로 CCL을 소개하고, 수작업으로 표시하는 방법을 알려드려 볼 생각이다. 소셜낙관도 그럴 생각이다.
하지만 누군가 그런 것을 좀 더 쉽게 해 주는 응용프로그램(앱) 같은 걸 만들어줬으면 좋겠단 바람이다. 아예 페이스북이 사진을 올릴 때 자동으로 CCL을 표시할 수 있게 해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끝으로 궁금한 것 한 가지. 작품이 판매되었을 때, 작품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