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스타벅스, 델, 베스트바이, 까르푸, 월트디즈니, 리바이스, 아디다스, 맥도널드 등 많은 대형 브랜드들이 소셜 커머스를 시작했습니다. 대표 브랜드 중에서 소셜커머스를 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안에 쇼핑몰을 구축하고,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 반짝 할인이나 재고 정리 등의 세일즈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기존 커머스 사이트에 소셜네트워크를 연동합니다.
그런데 언론이 주로 대형 브랜드에 초첨을 맞춰 소셜커머스를 소개하다 보니, 소셜커머스가 이들의 전유물로 보여지고 있지만, 사실 소셜네트워크가 주는 가능성은 영세 상인과 소규모 생산자들에게 더 크게 다가옵니다.
산업혁명 이전의 상거래는 공동체 안에서의 신뢰에 기반했습니다. 상권은 지역 단위로 작게 쪼개져 있었고 서로 안면이 있거나 믿을 수 있는 관계를 통해 상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과 유통혁명으로 상권이 넓어지자, 상인과 생산자들은 공동체 바깥 상권의 신뢰를 얻기 위해 브랜드를 만들고 이것을 알리기 위해 광고, 홍보 등의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브랜드가 신뢰를 대체했습니다.
하지만 대형브랜드들이 득세하면서 자금과 인력 부족으로 브랜딩에 실패한 영세 상인과 소규모 생산자들은 대형 브랜드들의 틈바구니에서 고전하거나, 하청업체로 전락해 대형 유통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소셜커머스가 이들에게 다시 기회를 던졌습니다. 신뢰로 브랜드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신뢰 비즈니스의 부활인 셈입니다. 신뢰를 본질로 하는 소셜네트워크는 과거 이들이 주역이었던 신뢰의 상권을 회복시켜 줍니다. 아니, 과거보다 더욱 크고, 역동적인 상권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는 국내 영세 상인들과 소규모 생산자들, 특히 우리의 농어촌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먹거리는 신뢰가 생명이기 때문이죠.
페이스북 지인 중에 야생화꽃차를 판매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 차를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Like’를 하여 다른 지인들에게 추천은 했습니다. 사실 그 분을 잘 알지 못하지만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통해 그 분의 야생화에 대한 애정과 해박한 지식을 느낄 수 있었고, 신뢰를 보증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제 지인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이 분을 추천 할 것이라고 확신하는데, 마치 다단계 마케팅처럼 야생화 꽃차의 ‘신뢰’ 유통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어쩌면 트위터로 전국 판매전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트위터 커머스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불고기 이동 판매점 ‘코기’처럼 판매할 시간과 장소를 정해 놓으면, 지인들이, 기존 고객들이 입소문을 내어 각 지역의 수요를 응집시켜 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강원도 산골의 한우는, 도시 마트에서 좀 비싼 한우 포장육에 불과하겠지만 소셜네트워크에서는 성실한 축산 업자의 한 마리 ‘누렁이’가 될 수 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전해진 축산 업자의 수고로움과 정성은 진정 그 소의 가치를 알고 신뢰하는 사람들에게서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통 업자의 횡포로 배추를 밭 채 갈아 업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악덕 밭떼기 업자가 아닌 선의의 밭떼기 공동구매 그룹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생겨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농어촌의 디지털에 대한 이해와 활용도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누리꾼들의 지혜와 참여, 관련 부처의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농어촌에서 직접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선의의 누리꾼들이 발 벗고 나서준다면 가능성은 있습니다.
마치 ‘일촌 일사’ 운동처럼, ‘일촌 일에반젤리스트’ 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다만, 소셜네트워크와 결합한다고 해서 다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생산하는 것에 대한 애정과 노력을 스토리로 담아 소셜네트워크에서 끊임 없이 전하고 소통해야 하며,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두는 한정 판매, 공동 구매 등의 방식으로 희소성을 더해야 합니다. 또, 단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하나의 상권이라여기고 최고로 만족시켜야만 성공은 찾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