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트위터 글을 다시 퍼트리는 것을 말하는 ‘리트윗’. 여러분은 어떠한 메시지들을 ‘리트윗’하고 계시나요?
일과 중에 터져 나온 뉴스 속보, 혼자 보기가 아까울 정도로 재미난 얘기, 친구들에게 꼭 전달해주고 싶은 값진 정보 등 분명 받아보는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여길 만한 메시지들일 것입니다. 미아를 찾고, 희귀 혈액을 구하는 메시지처럼 도움이 필요한 제 3자를 위한 것들도 있겠죠.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여러분들이 하는 리트윗에는, 나누는 것으로 남을 돕고자 하는 이타심이 투영되어 있을 것입니다. 설령 그것이 단 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도 그러할 테죠. 물론,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상대방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채워 줄 수도 있겠지만, 만인에게 공개되어 있는 트위터에서는 꺼려집니다.
그 결과 트위터를 통해 퍼져나가는 메시지들은 대개 이타적이면서도 선한, 적어도 악의적이지 않다는 공통점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트위터는 이타적이고 공적인 캠페인에 많은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트위터는 노숙자를 돕자는 취지로 시작했던 런던의 한 자선 공연을, 단 3년 만에 전 세계 200개 도시로 확대시켰습니다. 칠레 지진과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 때에는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단기간에 많은 구호의 손길들을 모았습니다.
[자발적으로 조직된 트위터 자선 단체 트웨스티벌의 홈페이지]
이 뿐만 아니라 오바마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2010 한국 지방선거에서 이변을 일으키는 등 정치 분야에서도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공적인 트위터 캠페인이라고 해서 다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로버트 치알디니가 <설득의 심리학>에서 지적했던 ‘다수의 무지’가 트위터에서는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수의 무지 : 군중이 많을수록 누군가 하겠지 라는 심리로 책임을 기피하여, 그 결과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게 되는 현상. 실제로 뉴욕 한 복판에서는 한 여성이 살해되는 동안 주위에 있던 수십 명 중 그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던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치알디니는 이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할 경우 도움을 요청할 상대를 정확하게 지적하라고 조언했습니다.
트위터 캠페인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불특정 다수의 팔로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 외에도 개인별로 개별적인 호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별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관계를 돈독하게 해 주기 때문에, 캠페인에 협조적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에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트위터에서의 공적 캠페인은 치알디니의 해법 외에도 성공 조건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먼저, 메시지를 더 긴급하고 중대한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트위터는 메시지를 작성하는 것이 너무나도 쉽다 보니, 실시간으로 엄청나게 많은 메시지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 결과 지금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메시지들은 새 메시지들에 묻혀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리트윗 하지 않으면 안될 이유를 제시해야 합니다.
‘수술 중, AB형 RH 마이너스 혈액 구함’처럼 지금 때를 놓치면 늦어버리게 되는 메시지들은 빠른 속도로 확산이 됩니다. 이처럼 공적 캠페인의 메시지는 시간을 다투는 긴박함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리트윗을 해서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라는 정도가 아니라,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남에게 해를 줄 수 있다는 정도의 중대함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왼손이 한 것을 오른손이 알게’ 해야 합니다. 누군가 기부나 자원 봉사로 공적 영역에 참여 했다면, 이를 널리 알려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자극해야 합니다.
누군가 트위터를 통해 기부 했다면, 기부자의 계정으로 기부 사실이 자동으로 공개되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부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리스트로 만들어, 이들을 특별 관리하는 것은 물론, 트위터 상에서 이들의 명예를 높여주는 방법들을 고민해 봐야 합니다.
한국의 공적 영역은 선진국들에 비해 기업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공적 캠페인과 찰떡 궁합인 트위터로 개인들의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