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소셜’과 상거래의 영어 표현인 ‘커머스’가 합쳐진 말로 상당히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다. 그러한 이유로 신종 공동 할인 구매서비스들조차 소셜커머스의 범주에 포함시킨다. 하지만 이들은 껍데기만 소셜커머스일 뿐, 실상은 반값 할인 서비스에 불과하다. 이들에게서는 진짜 소셜커머스를 구분해 주는 6가지 특징 중 어느 것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소셜커머스 특징의 발현점, ‘소셜’함>
이메일, 메신저, 블로그, 문자메시지처럼 소통을 돕는 서비스들을 네트워크 서비스라고 부른다. 그런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은 SNS라며 따로 구분한다. 기존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특성들, 바로 ‘소셜’함이 있기 때문이다.
- 이용자의 구체적인 프로파일 공개 : SNS 이용자들은 자신에 대한 구체적인 신상 명세를 공개한다. 이름, 나이, 직업, 거주지역, 관심사는 물론, 현재 활동이나 생각까지도 알려준다.
- 개인이 아닌 네트워크로 참여하는 이용자 : 소셜네트워크 이용자는 개인이 아니다. 자신을 꼭지점으로 하는 인맥 네트워크로 존재한다.
- 소통의 실시간 확산과 공유 : 소셜네트워크 이용자들의 모든 소통과 활동은 그들의 네트워크 인맥들과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소셜커머스의 특징은 바로 이러한 SNS의 ‘소셜’함에서 비롯된다.
<소셜커머스의 6가지 특징>
1) 소셜 지성의 구현과 신뢰 부여
상거래는 기본적으로 상거래에 참여하는 두 주체, 판매자와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계속해서 어떤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지, 그리고 어떤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모든 결정에는 기회비용이 따르기에 판단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판매자는 시장 조사를 하고, 소비자는 검색과 웹서핑을 한다.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만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불확실하다. 시장 정보는 순간적이고 단편적인 정보에 불과하다. 출처와 의도를 확인할 수 없는 정보들은 진실을 구분하기 어렵다. 아무리 인터넷 혁명으로 정보에 접근하기가 쉬워졌다 하더라도 양만 많아졌을 뿐이다. 오히려 정보의 홍수는 더욱 큰 혼란만 가져왔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는 상거래 참여자들이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합리성을 제공한다. 소셜지성(Social Intelligence)이다. 소셜커머스는 상거래 주체들이 SNS로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그들이 쓰고 있는 익명의 가면을 벗겨낸다. 얼굴이 드러나고, 이름, 성별, 나이, 직업, 개인적인 관심사, 학벌, 결혼 여부 등의 지극히 사적인 정보까지고 제공된다. ‘친구를 통해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사회 관계망도 나타난다. 지금 순간의 활동, 상태까지도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 타임라인에 차곡차곡 쌓여 보관된다. 게다가 이러한 정보들은 억지로 요구해서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생산된다. 신뢰도 검증은 정보 생산자와 나와의 인맥관계 또는 정보 생산자와 다른 사람들과의 인맥 관계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소셜지성은 이처럼 구체화된 인격을 가지고 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사회 관계망으로 검증해 낼 수 있는 ‘소셜’ 정보에 비롯된 합리성이다.
2) 개인화된 상거래 환경의 구현
그런데 SNS를 통해 구체화된 ‘소셜’ 정보는 ‘소셜 지성’뿐만 아니라 보다 개인화된 상거래 환경도 가능하게 해 준다. 구매자에 대해 얻을 수 있는 개인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심지어는 구매자의 친구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 판매자는 개인 정보와 사회관계망 속에서 구매자의 기호를 파악하고 그것에 맞춰 최적화된 구매 가이드를 제공하기만 하면 된다.
3) 상거래 경험의 실시간 공유와 확산
SNS를 통한 개인의 상거래 참여는 집단적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의 모든 활동은 실시간으로 인맥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되고 확산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상거래 경험의 집단적인 공유는 실시간성까지 띈다.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인맥 네트워크 구성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바로 네트워크로 접속할 수 있게 되었다.
4) 온오프라인 상거래 플랫폼의 통합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물리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로 인해 상거래 경험의 공유가 실시간성을 띄면서 그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중이다. 구매자들이 모바일과 SNS의 도움으로 두 영역을 교차하면서 상거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QR코드와 증강현실의 기술에 힘입어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는 오프라인의 사물과 공간을 공유하기 위해서 물리적으로 이동하거나 온라인에 접속해 디지털화된 정보를 소환할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즉시 디지털로 인식해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5) 신뢰 자산의 구체화
소셜커머스의 세계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신뢰와 인맥 자산을 많이 가진 자가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게 된다. 판매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SNS를 통한 보증과 추천은 상품과 브랜드에 프리미엄 가치를 부여하고, SNS를 통해 판매자와 연결되어 있는 소비자들은 그 자체로 유통망이자 마케팅 채널로 기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매자들은 각자가 가진 SNS 인맥과 신뢰 자산에 따라 판매자에게 기여하는 가치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가진 구매자일수록 우대받게 된다.
6) 소비자 주권 실현
앞의 5가지 요소는 모두 SNS를 통해 상거래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소셜커머스의 소비자들이 소셜지성과 개인화를 구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거래 공간을 통합시켜주며, 상거래 경험과 정보를 자발적으로 실시간 공유 확산하고, 신뢰 자산의 원천이 되어 준다. 그렇기에 소셜커머스의 정수이자 핵심은 바로 소비자 주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소셜커머스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소비자들이 어떠한 SNS로도 상거래에 참여할 수 있고, 모든 정보와 경험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일 지 모른다. 소비자가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자유로워질수록 상거래는 풍요로워지고 부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