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유머] 십자가 걸인과 목탁 걸인 이야기

어떤 교회에서 멀지 않은 길목.

두 걸인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구걸을 시작합니다.

한 걸인은 십자가를, 다른 걸인은 목탁을 앞에 꺼내 놓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십자가 걸인에게만 돈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반나절이 지나자 십자가 걸인의 모자가 동전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하지만 목탁 걸인의 모자는 썰렁하기만 합니다.

 

갑자기 십자가 걸인이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행인이 보이지 않자 십자가 걸인은 동전으로 가득한 자신의 모자를 목탁 걸인의 텅 빈 모자와 바꿔 치기를 합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텅 빈 십자가 걸인의 모자(원래는 목탁 걸인의 모자였습니다)가 또 다시 동전으로 채워집니다.

이번에도 십자가 걸인이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그리곤 자신의 모자에 든 동전을 목탁 걸인 앞으로 몽땅 쏟아 붓습니다.

 

잠시 후 한 교회 장로님이 걸인들 앞으로 지나갑니다.

장로님은 뭔가 불편한 듯 한참을 텅 빈 십자가 걸인의 모자를 바라보더니, 이내 지갑에 든 모든 지폐를 꺼내 그 모자에 넣어 줍니다.

 

다음 날 두 걸인은 어떤 절 앞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이번엔 목탁 걸인이 전날 십자가 걸인이 했던 행동을 반복합니다.

 

며칠을 이런 식으로 구걸한 두 걸인은 금방 부자가 됩니다.

 

* 이 예화는 유머로 떠도는 중세 프랑스의 유태인 걸인 이야기를 각색한 것입니다. 

아무리 이기적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정체성에 호소하면 이타적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많은 걸인들이 찬송가나 찬불가를 부르고, 십자가나 목탁 같은 종교적 상징물을 내세우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평소 같으면 걸인들을 무시했을 사람들이라도 종교적 호소 앞에서는 갈등하게 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종교인의 모습, 가난한 사람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푸는 사람으로 행동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두 걸인은 개인이 추구하는 정체성에 호소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소속 집단의 정체성에 호소하는 데까지 나아갔습니다.

사람들에겐 경쟁심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자신과 비교할 대상이 없으면 대충 하다가도 비교 대상이 생기면 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그러한 경쟁심은 개인 차원의 대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경쟁심은 자신이 속한 그룹과 다른 그룹 간의 대결에서도 생겨납니다. 사람에겐 자신이 속한 집단의 상대적 우열 상태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가대표 대항전이 열릴 때마다 마치 내 자신이 경기장 선수가 된 듯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팀이 승리하면 마치 제 일처럼 기뻐하고 우월감을 느끼지만 패배하면 제 일처럼 안타까워하고 열패감을 느낍니다.

두 걸인은 운동 경기처럼 타 집단과의 경쟁에서 드러나는 집단적 정체성을 건드렸습니다.

신실한 종교인이라면 자신의 종교가 적선, 다시 말해 선을 행하는 데에 있어 다른 종교에 뒤지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은 마치 어떤 종교가 가난한 사람을 더 불쌍히 여기는지를 적선된 돈의 양으로 비교해서 보여주면서 이런 식으로 말을 걸었습니다.

‘봐봐. 당신의 종교가 뒤지고 있는데… 좀 더 응원해 보시지’

응원은 자신의 종교를 내세운 걸인에게 돈을 주는 것이었고, 그 결과는 돈으로 차고 넘치는 모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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