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페이의 농산물 직거래 도전기

“제 강의를 들었던 분이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전남 영광에서 양계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분인데, 꼭 한 번 들러달라며 여러 차례 청하시더군요. 거절하기 힘들었습니다. 광주에서 차로 출발했는데 산길로 접어든 후에도 40분을 더 달려야 할 정도로 첩첩산중이었습니다.”

소셜잇수다에 출연한 미페이(본명 김태진, 실버스푼 대표)님의 말이다. 그가 만난 농장주는 7년 전 산골에 들어와 방사로 유정란을 생산해 온 30대의 젊은 농부였다. 산지 도매업자의 횡포에 굴할 수 없어 얼마 전 1톤이 넘는 계란을 농기계로 다 갈아엎어버렸단다. 처음 그를 찾아온 산지도매업자는 유정란 값을 개당 150원 쳐주겠다고 하더니, 일주일 후에 다시 와서는 100원을 제안했다. 마지막에는 70원……. 산지도매업자가 이처럼 터무니없는 배짱을 부린 것은 농축산물의 특성 때문이었다. 농축산물은 시간이 지나면 상해버린다.

“농장주는 처음부터 소비자 직거래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한 판로도 찾지 못했다더군요. 사연이 딱해 돕기로 결정하고 6개월 동안 매주 한 번씩 농장을 방문했습니다.”

사실 미페이님은 쇼핑몰 업계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블로거다. 20대 때 쇼핑몰을 창업해 꽤 큰 돈을 벌었는데, 블로그를 만들어 그 노하우를 틈틈이 공유해왔다. (현재는 거의 닫혀 있다. 이유는 소셜잇수다에 나온다.)

그는 쇼핑몰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먹을거리 유통에 적용해나갔다. 트위터 마케팅을 얘기할 때면 빠지지 않는 ‘도토리속 참나무’ 사례가 그의 작품이다. 티켓몬스터에서 토종닭 수천 마리를 계란 상태로 공동 구매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정부에서 10여년 전부터 농산물 직거래를 돕는답시고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쇼핑몰 제작비를 보조하고 쇼핑몰 운영 방법을 가르칠 뿐, 정작 중요한 고객을 모으는 방법에는 소홀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런 쇼핑몰 중 성공한 곳은 없습니다.”

쇼핑몰보다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말인데, 그렇다고 그는 특별한 마케팅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블로그, 커뮤니티, 지식인, 보도자료 배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모두를 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란다.

하지만, 마케팅에 앞서 상품 자체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농축산물 생산자들은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 진짜 경쟁자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입니다. 직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생산물을 백화점 상품보다 더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먼저 ‘하늘과 계란’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드를 돋보이게 할 상품 포장 제작에 들어갔다.

하늘과 계란 홈페이지(http://www.eggsky.co.kr/)

“농장주가 직거래를 위해 계란 세척, 포장, 보관 시설을 갖추는 6개월 동안 저는 상품 포장에만 매달렸습니다. 최고의 포장을 만들기 위해 해외 포장 디자인 1천개는 봤을 것입니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르고 하늘과 계란이라는 상품이 탄생했다. 그의 말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품을 소개했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주문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 결과 하늘과 계란은 현재 하루 매출 100만원을 올리고 있다.

“농민들은 1년 농사를 짓지만 돈을 버는 것은 한 차례입니다. 도맷금으로 넘길 때죠. 하지만 하늘과 계란 농장주는 자영업자들처럼 꾸준한 매출을 올립니다. 제 값을 받을 수 있는데다 한 번 주문한 고객은 반복 구매를 하기 때문에 매출이 안정적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하늘과 계란의 성공으로 그는 돈을 벌었을까.

“그냥 도왔습니다. 사심이 개입되면 안됩니다. 제가 비즈니스로 접근하면 저 역시 산지도매업자들처럼 농민들을 종속하게 만듭니다. 산지도매업자도, 농축산물 오픈마켓도 다 종속 플랫폼입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종속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직거래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입니다. 물론, 제가 얻는 것이 없지는 않습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창작의 희열이랄까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드백도 보람을 느끼게 하고요.”

그의 목표는 우리가 즐겨 먹는 먹을거리들을 품목별로 브랜드화하는 일이다. 하늘과 계란 이후에 유레카목장 등 추가 브랜드도 이미 만들고 있다.

“제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은 따로 있습니다. 쇼핑몰 실버스푼을 운영합니다. 한 달에 단 한 번 회원들에게 제가 직접 엄선한 먹을거리를 판매합니다. 회원수가 3천명 정도 되는데, 저와 세 식구가 먹고 살만큼은 수익이 납니다.”

이번 소셜잇수다에서는 농산물 직거래에 대한 보다 많은 얘기를 나눴다. 도토리속 참나무 트위터 마케팅과 토종닭 공동구매 이야기도 청해서 들었다. 미페이님의 사업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한 달 한 번 판매로 부족하지 않은 돈을 벌고 있다니, 참 대단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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