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매거진 ‘시옷’

“요즘 여기저기서 마을 만들기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마을 만들기라는 거창한 명제를 내세우진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행입니다.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일,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을 하다 보면 저절로 마을 만들기가 따라오지 않을까요.”

서촌 소식지 ‘시옷’ 편집장, 최용훈님의 말이다. 그냥 좋아서 한다지만,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미디어를 발행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일까. 지난해 봄 ‘서촌라이프’를 창간했다 가을께 폐간하고, 올 봄 다시 ‘시옷’으로 재창간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구성원 8명에, 자립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단다.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사연 한 번 들어보자.

▲최용훈 ‘시옷’ 편집장

시옷, 왜 시작했나?

최용훈 : 옛 서울의 모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동네가 서촌이라고 한다. 강남에서만 살다오다 5년 전 서촌으로 이사했는데, 새로 접하는 모습들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 매력을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 블로그로 소개해나갔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서촌 주민들을 알게 되었다. 오프라인에서 모이곤 했는데, 다들 동네 이웃이다 보니 이야기 주제가 동네 이야기로 모아졌다.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을 종이 형태로 정리해 보면 어떨까.’ 이것이 시옷의 전신인 ‘서촌라이프’의 발단이다. 한마디로 동네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놀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서촌라이프? 시옷?

최용훈 : 지난 해 초 ‘서촌라이프’란 이름으로 동네 잡지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런데 잡지가 4번 발행되었을 때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발행인 한 사람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는데, 그 분이 개인 사정으로 발행을 중단하고 싶다고 했다. 그 동안 노력한 것이 아깝기도 했고, 동네 잡지 활동이 너무 재미있었다. 나머지 멤버들과 활동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는데 발행인이 온라인 커뮤니티는 유지하겠다고 해서 잡지 제호를 바꿨다.

그 위기는 지금 ‘시옷’에 큰 교훈이 되었다.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제작비 조달 방식, 각구성원들의 역할, 의사결정 방식 등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시옷이 담는 이야기

최용훈 :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자리한 효자동 일대다. 경복궁역 초입부터 시작해 자하문 입구까지 법정 15개 동을 아우른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서촌에 많은 변화가 일었다. 언론에서 서촌을 소개하면서 급속도로 상업화가 이뤄졌는데, 그 결과 많은 옛것들이 밀려났다.

‘시옷’에서는 이러한 서촌의 시간의 흐름을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이번 호의 머릿기사 ‘마을 버스의 눈으로 바라본 동네’처럼.

‘시옷’은 지역 주민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서촌은 각 동네마다 뚜렷한 지역색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자하문 길 위 아래만 해도 동네 풍경이 크게 다르다. ‘시옷’에서는 각기 다른 동네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를 소개한다.

시옷의 멤버들에 대해

최용훈 : 폐간한 ‘서촌라이프’를 ‘시옷’으로 재창간한 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멤버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랬더니 8명이 모였다. 처음부터 역할을 정해놓은 것도 아닌데, 다 모이고 나니 멤버 구성이 디자이너, 저널리스트, 역사 전공자 등 최적의 조합이었다.

시옷, 어떻게 만들어지나

최용훈 : 일단 자주 만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 온라인상에서도 자주 소통을 한다. 발행 의도에 공감해서 모인 분도 있지만, 과정이 재미있어 오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이다.

만남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비공개 온라인 카페에 기록을 한다. 이 공간에 축적된 결과물이 머릿기사가 되기도 하고, 기획 거리가 되기도 한다.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을 보조하는 것이다.

물론, 업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 비영리로 하다 보니 발행이 자꾸 늦춰지곤 한다. ‘시옷’은 처음에 월간으로 기획했지만 격월간으로 발행되었고, 현재는 격월간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변명이라면, 욕심만큼이라도 제대로 된 콘텐츠를 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배포는 어떻게

최용훈 : 2천부 인쇄해서 주민들께 인사도 드릴 겸 직접 들고 다니면서 배포한다. 카페, 음식점, 주민자치회관 등 주민들이 모이는 장소에 조금씩 비치한다. 그 과정도 재미있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독자들의 반응도 확인할 수 있고, 이야기거리도 발굴할 수 있다.

제작비

최용훈 : 2천부를 찍어내는 데 50만원 정도 든다. ‘서촌라이프’는 한 개인이 모든 비용을 부담했기 때문에 그 개인의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개인의 사정으로 폐간의 위기도 찾아왔다. 그래서 ‘시옷’을 창간할 때는 비용 문제를 가장 많이 고민하고 여러 방법들을 모색했다.

크라우드펀딩 개미스폰서에서 모금을 진행했는데 목표 금액을 너무 높게 잡아서인지 실패했다.  가끔 동네 행사들이 열리는데, 동네 공방의 도움을 받아 컵받침을 만들어 판매했다. 서촌의 동네 주민 모임인 서촌주거공간연구회에서 후원도 받았다. 외지에서 서촌을 답사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위한 동네답사 가이드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도 한다.

광고를 받으면 되겠지만, 그동안은 무 광고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동네가 좁다 보니 광고를 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사이에 차별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타협을 했다. 제작비 마련을 위해 음악회, 주민 파티 등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성 광고는 받는다.

‘시옷’과 소셜네트워크

최용훈 : 격월간으로 다루기에는 당장 소개할 만한 동네 이야기들이 많다. 놓치기 아까운 얘기들은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작은 박스기사 형태로 소개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최용훈 : ‘시옷’을 지역 소식지를 넘어서는 동네의 한 코드로 만들고 싶다. ‘시옷’에는 이웃과의 소통이라는 코드가 들어가 있다. 이웃끼리 소통하기 위해서는 만나고 교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는 동네 주민의 도움을 받아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동네 답사도 그 일환이다. 올 가을에는 야외 주차장 같은 공간을 빌려, 집에서 안보는 책을 팔거나 교환할 수 있는 장터를 만들어볼 계획이다.

물론, ‘시옷’의 일차적인 목표는 지역 주민들에게 우리동네를 다루는 매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이다.

시옷 발행을 업으로 하지 않는 이유

최용훈 : 현재 직업과 ‘시옷’ 발행 두 가지 일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시옷’에만 전념하는 것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시옷’이 돈벌이를 넘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시옷’이 일이 되는 순간, 그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이번 소셜잇수다에서는 동네 잡지를 발행하는 데 따르는 현실적인 고민들과 해결 방법들을 자세히 다뤄보았다. 이유를 알 순 없지만, 요즘 지역 공동체가 이슈긴 이슈다 보니 동네 잡지도 더욱 많아질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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