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빈마마의 우공이산 마케팅

시아버님 약값이라도 보태고자 시작한 부업을 온 가족의 사업으로 일궈낸 주부가 있다. 블로그 필명 ‘경빈마마’로 알려진 마마님청국장 대표 윤광미씨다. 그녀는 장류와 제철김치를 만들어 온라인 직거래를 하는데, 여섯 식구의 생계를 꾸릴 만큼의 매출이 난다고 한다.

변변한 매장도 없고, 유통 업체를 쓰지도 않는다. 게다가 광고를 한 적도 없다. 그런데도 그런 성과가 나다니 놀랍기만 했다.

비결이 뭘까. 이번 소셜잇수다는 그 답을 찾기 위해 그녀의 집이자 사업장이 있는 경기도 고양으로 찾아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년을 한결같이 하루 4시간씩 마케팅에 투자해 온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었다.

▲마마님청국장 대표 윤광미씨. 뒤에 있는 장독대는 마마님청국장의 성장사를 보여준다. 처음 10개 정도였던 장독이 지금은 100개 정도로 늘어났다.

고객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행동하다

원래 가족을 먹여 살린 것은 남편의 가구 사업이었다. 그런데, 10여년 전부터 값싼 수입 가구들이 들어오면서 가세가 갑자기 기울게 되었다. 너무나 속상하고 불안했지만 차마 가족들에게는 그 속내를 드러낼 수 없었다.

마땅히 하소연할 데가 없어 주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찾게 되었다. 그곳에서 1년 정도를 활동하던 중, 어느 날 별 생각 없이 꺼낸 청국장 얘기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었다. 자신들이 사 줄 테니 한 번 만들어보라는 것이었다.

그 일로 청국장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2003년 11월의 일이다.

당시에는 하루 종일 다른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 있던 터라 청국장 주문 전화를 받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그것이 안타까웠는지 한 커뮤니티 친구가 홈페이지를 무상으로 만들어주었다. 물론 홈페이지라 해 봤자 주문 게시판으로 된 아주 간단한 형태긴 했지만, 그것이 지금의 경빈마마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주문이 편리해지자 청국장 고객이 늘어나게 됐다. 요구들도 다양해졌다. ‘청국장은 하면서 된장과 고추장은 왜 하지 않느냐’는 식이었다. 그럴 때마다 되도록이면 빨리 요구에 맞춰주려 노력했다.

이렇듯 마마님청국장은 사업의 시작도, 확장도 모두 고객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행동한 결과였다. 처음엔 청국장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른 장류 식품, 제철김치, 장아찌 등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성공 요인: 성실한 업데이트,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 오프라인 만남

2004년 초 홈페이지를 개설한 후 지금까지 6번 정도를 개편했다. 처음엔 카드 결제를 위해서였다. 홈페이지에 새로 방문한 사람들은 낯선 사람과 무통장으로 거래하는 것을 불편해했다.

그 다음 개편들은 모두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사이버 농업인들은 자신을 자랑하고 상품을 진열하는 데 열을 올리지만, 그렇게 해서는 방문자들이 다시 찾아올 것 같지 않았다. 그들의 발목을 붙들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새로운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해야 했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회원들도 자신의 글과 사진을 마음껏 올리고, 다른 회원들과 자유롭게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나갔다. 회원들의 활동은 메인 페이지에도 노출해 살아있는 홈페이지임을 강조해서 보여줬다.

▲ 마마님청국장 홈페이지 메인화면. 홈페이지라기보다는 온라인커뮤니티에 가까워 보인다.

그래서인지 회원수가 매년 1천명씩 꾸준하게 늘어났고 현재 회원 수 9천명에 이르게 되었다.

홈페이지를 온라인 커뮤니티처럼 꾸몄다고 해서 회원들이 절로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된 데에는 다른 이유들도 있었다.

먼저 운영자 스스로가 매일 꾸준하게 글과 사진을 올렸다. 시아버님 상을 치를 때를 빼고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그 때조차도 회원들에게 미리 사정을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했다. 지금도 감사한 것은 그 때 회원들이 운영자 몫까지 맡아서 더 열심히 활동해 준 것이다.

‘경빈마마가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올렸을까’라며 기대감을 갖게 만든 것도 한 이유였다.

보통은 시골 밥상에 오르는 요리와 제철 농산물 관련 정보를 올리지만, 기회가 되는대로 다른 이웃의 농산물도 많이 소개했다. 이웃을 돕자는 취지도 있었지만, 마마님청국장 상품뿐만 아니라 다른 먹을거리를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홈페이지를 찾아오게 만들고 싶었다.

평범한 가정 주부의 일상과 고민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이들 때문에 속상한 이야기부터 시어머니에 대한 섭섭함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빚쟁이한테 시달리는 일까지도. 그런 솔직함은 오히려 회원들과 깊은 소통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마지막으로는 밥상 만남이 한몫했다. 홈페이지에 올리는 글 때문인지, 직접 찾아와 밥상을 받아보고 싶다는 회원들이 많았다. 대가족 집의 정서도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 분들을 위한 밥상 ‘번개’ 모임을 자주 가졌다. 그렇게 오프라인 만남을 가지면 가질수록 홈페이지 커뮤니티는 더욱 끈끈해졌다.

요즘은 소셜미디어 시대라고 해서 홈페이지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홈페이지는 각종 정보와 고객 후기 등이 차곡차곡 쌓이는 허브다. 그 역할을 소셜미디어가 대체할 순 없다.

*마마님청국장은 가끔은 다른 장소에서도 번개모임을 가진다. 올해로 5년째인 은파농장과의 합동 번개에는 오로지 번개모임에 참석하고자 해외에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

홈페이지, 그냥 만들지 말라

정부에서 농업인 홈페이지를 지원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예산만 집행하고 농업인들은 그냥 웹에이전시에 맡겨버린다. 그렇게 해서는 십중팔구 실패할 수 밖에 없다. 홈페이지를 만들기 전에, 본인 입장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웹에이전시에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정부에 쓴 소리를 더 하자면, 온라인 활용 교육이든 홈페이지 제작 지원이든 사후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농업인들에게 교육을 하고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진짜 도움이 필요한 것은 그 이후다.

파워블로거, 인기 페이스북 사용자가 되기까지

블로그는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했는데, 1년이 지나자 다음에서 우수블로그 뱃지를 받았다. 이후로도 농림부장관상을 비롯한 많은 파워블로거 인증과 상을 받았다.

비결이라면 홈페이지를 대한 것과 같은 성실함 때문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열심블로거를 파워블로거로 불러준 것이라 본다. 사실 홈페이지블로그페이스북, 다른 무엇이든지 온라인에 열어 놓은 마케팅 채널은 다 오프라인 가게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수억을 투자한 가게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비싼 돈을 들인(들였다고 최면을 건) 온라인 매장을 방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가게문을 여는 마음으로 꾸준하게 블로그 포스트를 올렸다. 요즘은 일이 많아 한 달에 5일 정도를 거르기도 하지만, 그 전까진 거른 날이 거의 없었다.

내용은 블로그가 가진 매체의 성격을 고려해 되도록 불특정 다수에게 유용한 정보를 다루려 했다. 큰 주제는 제철 농산물 요리였는데,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키워드였는지 효과가 좋았다. 홈페이지에 올린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홈페이지 회원들의 경조사 안내, 번개모임 공지, 신상품 정보까지 공유하지는 않았다.

지난 해 몇몇 파워블로거들의 공동구매 파동이 있은 뒤로는 블로그가 상업 목적임을 명시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모든 포스트 하단에 홈페이지 배너와 상품 목록을 걸기 시작했다. 그 덕분인지 홈페이지 유입이 오히려 늘어났다. 그 전부터 블로그 왼쪽에 홈페이지 배너를 걸어두긴 했지만, 잘 눈에 띄지 않았나 보다.

다른 홈페이지들을 보면 블로그로 바로 갈 수 있는 배너가 걸려 있다. 하지만 눌러보면 방치된 블로그가 허다하다. 그렇게 해서는 신뢰만 떨어진다. 그럴 바에야 아예 배너를 치우는 편이 낫다고 본다.

한편, 2011년 1월부터 시작한 페이스북도 성실함으로 대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즉석으로 찍은 사진이나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상들을 공유했다.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올린 글들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한눈에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별도로 코멘트를 달았다. 전에 블로그 포스트를 페이스북으로 자동 공유되게 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었다. 역시 소셜미디어는 손품을 팔아야 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페이스북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친구가 5천명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구독자만 1500명이 더 있는 상태다.

트위터도 활용하고 있지만, 홈페이지나 블로그의 새 글을 공유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카카오스토리도 열어보았는데 농업인들끼리만 어울리게 되는 것 같아 지금은 중단한 상태다.

다른 농업인들의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들여다 보면, 농업인들만의 행사 사진이 자주 눈에 띄는데 고객들은 그런 콘텐츠에는 관심이 없다. 콘텐츠든 소통이든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다면 고객 지향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고객들이 관심을 가지는 콘텐츠는 농업인들만의 잔치 보다는 농촌의 사계절 풍경이나 농사짓는 이야기다.

온라인, 결과는 들인 시간에 비례한다

온라인 마케팅을 시작한 지 10년째인 지금도 하루 4~5시간을 온라인에 투자한다. 새벽과 밤에는 두 시간씩 정해놓긴 했지만, 일과 중에도 틈이 나면, 이를 테면 밥 짓는 중 자투리 시간이 생기거나 전화 통화할 일이 생겨도 바로 컴퓨터 앞에 앉는다. 식사 시간마저 쪼개 쓰려 하다 보니 국에 밥 말아먹는 습관까지 생겼다.

간혹 노력은 하지 않고 효과만 바라는 사이버 농업인들을 목격하곤 한다. 하지만 온라인은 정직하다.  온라인은 시간을 들인 만큼 결과가 나온다.

모르는 건 물어서라도. 교육 전엔 사전 경험이 필요

홈페이지, 블로그, 소셜미디어와 관련해 모르는 것이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홈페이지 회원이나 블로거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대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 혹시나 잘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면 직접 전화를 주기도 한다. 전화 통화로도 이해가 안되면, 아예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직접 손을 봐달라는 염치없는 부탁도 한다.

기회가 되는대로 농업기술센터에서 사이버농업인 교육도 받는다. 그 전에 혼자서 이것 저것 해 본 뒤라 그런지 정리가 잘 된다. 하지만 농업인들 대부분은 일단 교육부터 받고 본다. 오랜 기간을 온라인에서 활동해온 사람조차도 어려워하는데 오죽할까 싶다. 그렇게 해서는 교육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전 경험이 필수다.

최고의 마케팅은 덤이다

마마님청국장에서 김치를 사 먹는 사람들은 김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거지가 없다. 그 때문에 김치를 주문하면 우거지를 덤으로 보내기도 한다. 텃밭에 나는 제철 농산물은 수확 때가 되면 덤에 보탠다. 11월11일 농업인의 날에는 가래떡을, 입춘 무렵에는 서예를 하는 남편이 손수 쓴 ‘입춘대길’ 붓글씨를 선물로 보낸다.

그렇게 하다 보니 홈페이지 회원들로부터 친정엄마 같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마음이 전해진 덕분일 텐데, 다른 마케팅으로는 절대 그런 유대감을 만들어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런 것을 바란 것은 아니다. 마트에도 맛보기가 있고, 재래시장에도 덤이 있다. 하물며 자신의 농산물과 상품을 온라인에서 믿고 주문한 분들에게 덤을 베푸는 것은 지극히 당연할 것이다.

각종 기념일에도 무료로 상품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그 중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5월 감사의 달 기념 이벤트였다. 회원들이 감사하고픈 사람과 감사 편지를 홈페이지에 올리면, 마마님청국장이 대신해서 편지와 먹을거리 선물을 전해주는 그런 이벤트였다. 다른 이벤트는 당첨된 사람에게만 감동을 주었지만, 이 이벤트는 선물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물론, 홈페이지에서 사연을 접하게 된 다른 회원들까지도 감동을 주는 듯 했다.

시골 주부도 ‘경빈마마’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농업인 블로거는 남성이다. 하지만 시골 주부들도 훌륭한 블로거가 될 수 있다. 이들이 다룰만한 시골밥상 이야기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많다. 게다가 시골 주부들은 손맛도 좋다. 만약 그 손맛을 온라인으로 풀어낼 수만 있다면, 경빈마마처럼 그들 역시 농가 소득원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시골 주부도 온라인 활용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겠지만, 마땅한 교육이 없는 지금은 온라인에 익숙한 다른 가족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젊은이들도 꼭 농사가 아니라 시골 마케팅 일을 위해 귀촌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 시골 농가들은 교육이나 가족들의 도움이 여의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까지가 이번 소셜잇수다의 요약이다. 지금의 결과는 결코 운이나 꼼수로 얻은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공이산이라고 했던가. 누구든 경빈마마 윤광미씨처럼 10년을 한결같이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선배 ‘우공’ 경빈마마의 경험담을 듣는다면, 더 짧은 시간에 산을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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