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인기 신사 신동진

페이스북에서 인기가 많은 사람들은 풍부한 유머 감각, 촌철 살인의 글 솜씨, 매력적인 외모, 훌륭한 사회적 배경이나 남다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처럼 선천적인 매력 요소나 후천적인 사회적 영향력이 없다면 인기를 얻기란 쉽지 않다.

페이스북에서 인기인이 되는데 ‘넘사벽’이라도 있단 말인가. 그러던 차에 신동진씨를 알게 되었다. 그의 프로필이 말해주는 정보는 춘천에 사는 공무원이라 것 정도. 그런데도 그가 올리는 글과 사진에는 ‘좋아요’가 수백개씩 달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의 콘텐츠가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자신의 일상과 책에서 발췌한 강원도 문화재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인기는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그에게 먼저 친구 수를 물었다. 인기 정도를 봐선 페이스북의 최대치인 5천명에 가까울 것이라 예상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실망할 일은 아니었다. 친구가 5천명이어도 올리는 글에 별 반응이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페이스북에서 친구 부자가 되는 건 쉬워도 인기인이 되는 건 분명 다른 문제였다.

확인해보니 그의 페이스북 친구는 1500명 정도였다. 많게는 친구의 3할 이상이 그의 글에 반응을 보이고 있는 셈이라니. 페이스북 사용자라면 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잘 모르겠다면 자신의 친구 수 대비 반응 율을 확인해보면 된다.

그에게 그런 인기의 비결을 청했다. 그는 경험으로 짐작해본 것일 뿐이라며 조심스레 6가지 비결을 소개했다.

▲ 소셜잇수다에 출연한 강원도청 방재담당관실의 신동진 사무관

첫 번째 비결은 예의였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연령대와 친한 정도가 다 제 각각이라 되도록 격식을 갖춘다 했다. 반말하지 않는 것, 잘난 체 하지 않는 것, 이름을 기억해 주는 것, 경청하는 것, 맞장구 쳐주는 것,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 것처럼 현실세계에서 기본으로 통하는 예의범절을 지킨다고 했다.

그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들여다보니 그는 경어체만 사용하고 있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그의 글에는 50대 후반의 농익은 겸손함도 묻어났다. 논쟁을 부르는 정치적인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댓글로 대화를 나눌 때는 직함을 붙여 호명하기도 했다. 그가 상대방의 프로필을 꼼꼼하게 살피고 그것을 기억한다는 증거였다. 친한 친구나 후배로 보이는 사람이 스스럼 없이 말을 걸어올 때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듯 했다. 그가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예를 갖추는 것은 그들과의 소통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이라 했다.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가 친한 친구들끼리 수다를 떠는 것이라면 그의 말처럼 격식을 차릴 필요는 없다. 욕 조차 아주 맛깔스럽게 할 수 있다면, 재미를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격식을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혹은 격식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의 재치가 없다면 예의는 지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는 말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말하는 방식도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예의를 간과해왔다. 너무나 당연해서일까. 소위 말하는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조차 기능적인 방법론만을 강조할 뿐, 예의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진 않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예의라는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인기의 비결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특별하면 얼마나 특별할까. 다 거기서 거기라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 화법일 수 있으리라.

두 번째 비결은 개성이었다. 그는 페이스북을 시작하기 전 20년 정도를 도내 문화재 관리 부서에서 일했다. 페이스북을 시작했을 때는 시설 안전관리 부서로 자리를 옮긴 후였지만, 그는 지역 홍보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도내 문화재 정보를 꾸준히 공유해 왔다. 지난 1년 간 매주 2~3점씩 소개한 것이 총 140여점에 이를 정도다. 그는 이러한 소재의 일관성이 ‘신동진=강원도 문화재’라는 인식을 심어줬을 것이라 했다. 콘텐츠로 차별화된 개성, 그 덕에 인기를 끌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사실 그의 페이스북 활동을 지켜보면서 ‘강원도의 유홍준’라는 이미지가 연상됐었다. 그의 일관된 예의바름 때문인지 ‘페이스북 신사’라는 이미지도 함께 떠올랐었다.

관심의 시작은 상대방에 대한 인지에서 출발한다. 페이스북 친구라도 어떤 사람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의 글이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친구들 목록을 살펴보라. 그 사람이 누군지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어쩌면 그 친구들에게 있어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소재와 태도의 일관성이 여러분의 개성을 만든다.

세 번째 비결은 대중성이었다. 그는 생활 터전인 춘천의 풍경도 자주 소개하는데, 그 또한 인기의 비결일 것이라 했다. 춘천이 모두가 동경하는 호반의 도시인 만큼 그의 이야기에는 충분한 대중성이 있었을 것이라 했다.

그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글과 사진에 대해 물었다. 답변은 의외였다. 문화재도, 춘천의 풍경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일상에 관한 것들이었다. 텃밭 일구기, 화초 기르기, 장작 패기 등 소소한 일상 이야기들이라 했다.

그의 말을 들으니 가장 개인적인 것이 어쩌면 가장 대중적일 수 있겠다 싶었다. 누군가의 일상은 세상에 하나뿐인 이야기다. 독창적인 만큼 값지고 귀하다. 그가 전한 춘천의 풍경도, 그의 일상에서 그의 시선으로 포착한 만큼 특별하지 않았을까.

네 번째 비결은 실시간성이었다. 그는 생방송이 녹화 방송보다 인기가 좋은 것처럼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했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이나 철 지난 이야기, 남의 것을 베껴온 것은 이미 죽어 있는 송장을 올리는 것과 같다 했다.

다섯 번째 비결은 적절한 빈도와 시간 안배였다. 그는 하루에 세 번 정도만 글과 사진을 올린다 했다. 너무 잦은 포스팅이 친구들에게 피로감과 짜증을 심어줄 것이라 생각해서다. 다만, 적은 회수로 포스팅하는 만큼 시간 안배에는 특별히 신경을 쓴다 했다. 그는 주로 출근 시간, 식사 시간, 취침 전 시간을 이용한다 했다.

마지막 비결은 부지런함이었다. 그에겐 나름의 규칙이 있었다. 매일 아침 인사를 거르지 않는 것, 하루 3번 포스팅 하는 것, 최소한 일주일에 2~3번 도내 문화재 정보를 공유하는 것. 그는 이러한 규칙들을 꾸준하게 지켜왔다고 했다. 쉽진 않았지만, 그러한 성실함은 친구들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란 것, 그것도 인기의 비결이었을 것이라 했다.

여기까지가 그에게 들어본 인기의 비결이다. 요즘은 인맥 네트워크가 자산이 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다만 유념해야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서 그 만큼 네트워크 자산이 불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엣지랭크’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라면, 인기 없는 네트워크가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인기 있는, 다시 말해 질 높은 인맥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인맥 관계를 기반으로 이직을 하고, 창업을 한다. 현재, 강원도 문화재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신동진씨는 4년 후면 정년 퇴직을 한다. 그 때가 되면 그의 인기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훌륭한 밑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신동진씨가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는 그냥 재미있기 때문이라 했다.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젊어지는 느낌이 들어 좋다고 했다. 자녀와 말이 통하게 된 것도 좋다 했다. 강원도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데서 오는 보람도 좋다 했다.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즐기는 마음으로 페이스북을 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진짜 인기 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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