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업들은 사업 계획이나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시장 조사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은 기업들은 비용 부담을 느끼거나 방법을 알지 못해 이 과정을 생략하기도 하는데요.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검색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간단하게 시장 조사를 해 볼 수 있습니다.
검색 관련 빅데이터?
네이버, 구글과 같은 검색 포털사이트들은 사람들이 검색 창에 입력하는 단어들을 집계합니다. 키워드 별로 얼마나 많이 검색하고 있는지를 말이죠.
그러한 집계 결과는 네이버 키워드 도구나 구글 트랜드 같은 서비스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집계되는 정보량이 엄청나게 많고, 그 정보들이 알려주는 비즈니스 인사이트의 가치 또한 크기에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빅데이터로 소개되곤 합니다.
- 네이버 키워드도구(http://searchad.naver.com/)
- 네이버 트랜드(http://trend.naver.com/)
- 구글 트랜드(https://www.google.com/trends/?hl=ko)
검색 관련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첫 번째 신호… 시장의 상태!
사람들은 어떤 것이 필요하거나 궁금할 때 검색을 합니다. 그런 만큼 특정 단어에 대한 검색량은 그 단어나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수요가 얼마나 큰지를 말해줍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특정 제품이 속한 카테고리 키워드(‘직방’이 브랜드 키워드라면 ‘원룸’ 또는 ‘부동산어플’ 등이 카테고리 키워드가 됩니다)에 대한 검색량이 많다면, 그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많고, 그렇지 않다면 수요가 적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검색량은 단순히 지금 이 순간의 수요가 많다 적다만을 알려주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만약 제품 카테고리 키워드에 대한 검색량이 오랜 시간에 걸쳐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살펴본다면, 해당 시장이 성장세에 있는지, 정체되어 있는지, 쇠퇴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예단이불 업체 사장님이 사업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자기 회사만 사정이 어려운 건지, 예단이불 시장 자체가 좋지 않은 건지 궁금하시다길래 예단 이불이라는 키워드의 검색량을 조회해 봤습니다.
요즘 누가 결혼 할 때 예단 이불을 맞추나 싶어 검색량이 줄고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결과가 반대로 나왔습니다. 예단이불을 검색하는 사람들이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더군요. 이걸 통해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검색이 일상화된 젊은 연령층의 직접 수요, 다시 말해 부모님께 맡기지 않고 본인들이 직접 예단 이불을 알아보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 말이죠(데이터는 데이터이고 숫자는 숫자일 뿐 해석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물론 해석도 가설에 불과하기때문에 다른 데이터로 검증해야만 합니다).
ex) 네이버 트렌드로 살펴 본 예단이불에 대한 검색량 추이
- 네이버 트랜드로 살펴 본 예단이불의 PC 검색량 추이
- 네이버 트랜드로 살펴 본 예단이불의 모바일 검색량 추이
- 네이버 키워드도구는 특정 키워드에 대한 지난 1년 동안의 검색량 증감 추이를 보여주는 반면, 네이버 트랜드는 지난 8년 동안의 검색량 증감 추이를 보여줍니다.
- 네이버 트랜드는 검색량 추이를 모바일 검색량과 PC 검색량을 구분해서 보여주는데,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전체 PC 검색량은 서서히 줄어드는 반면 전체 모바일 검색량은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다시 말 해 특정 키워드에 대한 PC 검색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모바일 검색량은 늘고 있다면 그 키워드에 대한 전체 검색량은 크게 변화가 없다고 볼 수 있고, 그런 만큼 관련 시장의 상태는 정체되어 있다고 추정해 수 있습니다.
같은 이치로 예단이불은 PC 검색량의 하락율보다 모바일 검색량의 증가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전체 검색량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불 업체 사장님께 예단이불 고객 그룹이 부모님에서 예비 신혼 부부로 바뀌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해 보고, 만약 그러하다면 회사 홈페이지와 제품 디자인을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추고, 젊은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에 투자하시는 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검색관련 빅데이터만으로 시장을 가늠한다고… 신뢰도는?
여러분의 고객 층이 젊다면 검색량만으로 시장의 크기와 상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제품 후보군을 탐색할 때 반드시 검색이라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일본계 글로벌 광고대행사 덴츠는 현대 소비자들의 소비 행동을 A-I-S-A-S 모델로 정리했습니다.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Attention 인지하고 Interest 관심가졌다 하더라도 그 즉시 Action 구매하지 않고 중간에 반드시 Search 검색 과정을 거친다는 겁니다. 그리고 Action 구매 경험을 마치면 Share 입소문을 낸다는 것이죠).
하지만, 고객층이 50-60대 이상의 높은 연령층이라면 검색량으로는 부족합니다. 노년층은 제품을 알아볼 때 검색 보다는 지인들의 입소문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단이불은 전통적으로 노년층이 주요 고객층이었던 만큼 검색량만으로 전체 시장의 크기와 상태를 가늠하는 건 무리입니다. 그런 경우라면 업계지 등을 통해 정확한 통계를 찾아보셔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보다 정확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일부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해 버리면 브랜드 키워드의 검색량이 카테고리 키워드의 검색량을 잠식해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례로 원룸이라는 카테고리 키워드의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마치 정체되어 있는 듯해 보이지만 네이버부동산과 직방이라는 시장 대표 브랜드 키워드들의 검색량 추이를 함께 살펴보면 전체 시장의 상태가 그렇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색관련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더 많은 정보들
회사의 마케팅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면, 기왕이면 성수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경험이 없는 생소한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이라면 언제가 성수기인지, 비수기이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다이어트 제품 관련해서 창업을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연간 마케팅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과연 언제를 마케팅 집중기간으로 정해야 할까요.
많은 분들이 새해 계획으로 다이어트를 정하는 만큼 지금 같은 연초가 성수기일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으실 텐데요, 제가 검색량으로 확인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1월에 반짝 검색량이 튀어오르긴 했지만, 가장 검색량이 많은 시기는 6-7-8월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때가 운동하기에 좋고, 얇은 옷을 입어야 하는 만큼 다이어트의 필요성 또한 커지기 때문인가 봅니다.
- 네이버 키워드 도구로도 월별 추이를 살펴볼 수 있지만 지난 1년간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검색 키워드와 관련된 대중적인 이슈가 발생하면 검색량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다이어트 키워드의 경우 네이버 키워드 도구로 봤을 땐 올 1월이 가장 검색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네이버 트렌드로 수 년간의 검색량 추이를 살펴 봤을 땐 대부분 6~8월이 가장 검색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처럼 검색관련 빅데이터는 성수기 비수기에 대한 정보도 알려줍니다.
앞서 검색량은 수요의 크기를 반영한다고 말씀 드렸었는데요, 따라서 성수기가 궁금하다면 1년 중 검색량이 가장 많은 시즌이 언제인지를 찾으면 됩니다. 검색 포털사이트들의 검색량 조회 도구들은 검색량의 월별 변화 추이를 그래프로 보여주는데 그래프가 가장 높이 위치한 지점이 성수기, 가장 낮게 위치한 지점이 비수기라 보면 됩니다.
검색 관련 빅데이터는 회사의 시장 점유율도 알려줍니다.
매출액이나 판매량 같은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따져볼 수는 없지만, 검색으로 드러나는 사람들의 인지, 관심, 필요라는 기준으로는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리 회사와 경쟁사의 이름에 대한 검색량 차이를 확인해 보면 됩니다. 또는 우리회사 브랜드와 경쟁사 브랜드에 대한 검색량을 확인해 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 둘을 비교해 보면 시장 내에서 우리 회사 또는 우리 브랜드의 경쟁사 대비 상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추해 낼 수 있습니다.
네이버 트렌드를 활용한 위메프, 쿠팡, 티몬, 지마켓, 옥션에 대한 상대적 검색량 비교
- 브랜드 키워드 간의 PC 검색량과 모바일 검색량에서의 상대적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은 브랜드 간 모바일앱의 다운로드 수와 사용성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브랜드앱을 많이 다운로드하고 많이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모바일에서 브랜드를 검색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죠.
시장의 상태, 성수기 비수기, 시장 점유율 외에 또 어떤 것을 알 수 있을까.
앞서 말씀 드린 네이버 키워드 도구나 구글 트랜드는 특정 단어뿐만 아니라 그것과 관련된 다른 단어에 대한 검색량까지도 함께 알려줍니다.
한 번은 단골인 족발집 사장님 가게에서 족발이라는 단어의 검색량을 조회해 봤더니, 관련 단어 중에 매운 족발을 검색하는 사람 숫자가 적지 않은 걸로 나왔습니다. 족발 검색량의 8분의 1 수준이었죠.
혹시나 해서 장기에 걸친 검색량의 변화 추이를 살펴봤는데, 매년 꾸준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왔고요.
족발 고객층이 젊다는 걸 감안했을 때 그 수요가 적지 않고 시장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알려준 셈인데요, 그래서 족발집 사장님께 상권 내 다른 족발집들 중에서 매운 족발 메뉴를 취급하는 곳이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해 보시라 했습니다. 나중에 듣기를 몇 군데 되지 않는다고 하시길래 매운 족발 메뉴를 새로 추가해 보시는 건 어떻겠냐고 권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 비즈니스와 관련된 단어들의 검색량을 조회하면서 그와 관련해서 보여주는 다른 단어들도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매운 족발처럼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것이 있는데,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기회라고 보시면 안됩니다. 그 제품으로 사업을 하는 경쟁사가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그 아이템이 반짝 특수에 그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장기간의 변화 추세를 충분히 살핀 후에 결정해야만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검색관련 빅데이터로 홍보활동의 성과를 측정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계획 중에 우리 회사를 열심히 알려서 인지도를 더욱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 있다면, 검색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해 계획을 좀 더 구체화시켜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계획은 실행 결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는데요, 검색 관련 빅데이터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지금 당장 여러분 회사 이름, 또는 여러분의 대표 브랜드의 검색량을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연말까지 검색량을 몇 % 이상 증가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홍보를 열심히 했다면 당연히 여러분 회사를 검색하는 사람 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는 연말에 직접 확인해 보면 될 테고요.
여러분의 회사 이름 검색량이 올 한해 크게 늘어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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