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이 연내 1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600억원수준이었으니, 1년 만에 1500% 이상 성장했다. 실로 엄청난 성장세다.
하지만, 거품을 제거해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쿠폰 판매 수수료로 돈을 번다. 업계 일반 수수료율 20%를 적용하게 되면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2천억원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업체들의 난립으로 수수료 인하 경쟁까지 벌이고 있으니 과연 이들이 돈을 벌기는 했는지 의문이다.
설령 시장 규모를 1조원으로 쳐준다 하더라도, 이것은 자연스럽게 증가한 수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과도한 마케팅으로 억지스럽게 쥐어짜낸 결과다. 올 한해 동안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광고비로 뿌려댄 돈은 많게는 매달 수십억원에 이른다. 심지어는 제 돈을 들여 할인 쿠폰을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내실 없이 매출 부풀리기에만 급급한 것이 자신이나 모기업의 기업 매각 혹은 기업 공개를 염두에 둔 것인지 승자 독식을 향한 치킨게임의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이건 확실하다.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언제 꺼질 지 모르는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기업을 공개한 세계 1위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의 주가가 불안하고, 세계 2위 업체 리빙소셜이 기업 공개 계획을 철회한 상황을 보면 국내 업체들에 투자가 지속되거나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미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가 수백명을 감원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거는 등 외부 환경도 좋지 않다.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소셜커머스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할인 쿠폰 판매 중개’라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공정위가 소셜커머스 업체의 법적 지위를 통신판매중개업자로 규정하고, 관련 법규를 강제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권리가 강화된 만큼 소셜커머스가 부담해야 하는 책임 비용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언론의 시각도 달라졌다. 과거 사소한 이벤트까지도 보도 경쟁을 벌였던 언론은 소비자 피해들이 속출하자 소셜커머스 업체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러한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소셜커머스의 주요 상품인 오프라인 서비스 상품에 이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내포돼 있었기 때문이다. 규격화되지 않은 오프라인 서비스 상품은 할인과 결합될 때, 언제든 소비자를 기만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소셜커머스 시장은 이대로 무너지는 것인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반값 잔치는 끝날지 모르지만 시장 플레이어와 서비스모델에 변화가 생기면서 소셜커머스는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특징도 오프라인 투 온라인(Offline to Online)과 반짝 세일(Flash Sale)에서 위치기반, 실시간성, 근거리통신(NFC), N스크린, 개인화, 소셜화폐, 소셜큐레이션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소셜커머스는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다.
그러면 다음 글을 통해 예상되는 앞으로 예상되는 소셜커머스의 변화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