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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넷통 한창진, “도전, 시민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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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문제의 원인을 지적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사주나 대표의 존재다. 이들은 대주주로서, 막강한 권한을 위임 받은 자로서 경제적 실리와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전횡을 일삼는다. 자본과 힘의 논리에서 자유로워야 할 언론이 자본주의의 토대 위에 서 있다 보니 생겨난 불가피한 결과일 것이다.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일까. 여수넷통의 한창진 발행인은 언론의 법인격 형태에서 답을 찾는다. 개인이나 주주들 대신 시민들이 언론을 소유하는, 다시 말해 언론 시민주권이 실현되는 형태로 법인을 만들자고 말한다.

현재 지역신문인 여수넷통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다. 앞으로는 협동조합이나 사단법인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시민의 참여만으로 언론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이번 소셜잇수다에서는 여수넷통의 언론 시민주권운동 도전기를 생생히 담아보고자 했다.

아래는 그와의 대화를 요약, 재구성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팟캐스트에서 들어볼 수 있다.

▲ 한창진 여수넷통 발행인

여수 1인 미디어들의 연합체, 여수넷통

한창진. 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공동대표인 그는 여수지역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다. 국내에서 최초로 주민발의를 해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을 하나로 통합시킨 당사자이기도 하다.

원래는 교사와 흥사단 단우로 10여년을 청소년 운동을 해 왔는데,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면서 지역 사회로 운동 지평을 넓히게 되었다. 나이 58살. 30여 년을 시민운동에서 잔뼈가 굵어왔지만, 그런 그에게도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바로 시민의 참여였다.

시민운동을 말하지만, 소수 명망가와 엘리트들만 목소리를 낼 뿐 정작 중요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빠져 있었다. 그러던 차 2008년 전국을 들끓게 했던 광우병 촛불시위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매스미디어들이 침묵하는 동안, 수 많은 시민 미디어, 1인 미디어들이 그 빈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지, 이미 시민 미디어 시대가 활짝 열렸던 것이다.

‘여수의 1인 미디어들을 한 데 엮어 시민 언로를 만들어보자.’ 그래서 시작한 것이 여수넷통이다.

여수넷통의 출발: 돈과 사람

여수넷통을 만들기 위해서는 돈과 사람이 필요했다. 사무실을 얻고 웹사이트도 열어야 했다. 시민 기자도 길러내고, 사무실엔 상근 간사 1명도 둬야 했다. 여수넷통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줄 멘토들도 필요했다.

‘돈이 가는 곳에 마음도 간다’는 생각에 운영위원이 되어줄 만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물질적인 도움도 함께 구했다. 결국 운영위원 30명이 2500만원을 모아줬다. 이들 중에는 노동운동가, 농부, 교사, 직장인 등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운영위원 절반 이상이 사무실과 집기를 구비할 때 100만원씩 추가로 보태주었고, 지금도 매월 10만원씩 후원금을 내 주고 있다.

이들 운영위원 대부분은 40대 후반 이상으로 인터넷에 취약하다. 그러한 까닭에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독자 심의위원, 편집위원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다. 명예를 얻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아낌 없이 도와주는 것은 대안 지역 언론에 대한 필요성을 깊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수넷통, 언론이 아니라 언로

그렇게 여수넷통은 2009년부터 준비해 2011년 12월 정식 개통했다. 얼핏 보면, 흔하디 흔한 인터넷신문으로 보이겠지만 여수넷통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언론’이 아니라 ‘언로’라는 점이다. 여타의 신문들은 사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논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수넷통은 시민 주권을 지향하는 비영리다보니 논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또한 여수넷통은 1인 미디어들이 전하는 지역 뉴스들이 모이는 길과 정거장 역할만 한다. 이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시민이라면, 여수넷통과 연동해 자신의 포스트를 자동 발행하면 된다. 그도 아니면, 여수넷통에 들어와 직접 기사를 등록하면 된다. 여수넷통은 상근 활동가로 편집장 1명을 두긴 했지만, 논점을 가지고 시민들의 글을 재단하진 않는다.

물론, 여수넷통에 논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논점이 시민들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여수넷통에서는 시민 독자의 관심이 많을 글이 우선적으로 보여지는데, 그 결과 시민들의 관심이 여수넷통의 논점을 결정하게 된다.

대선 후보와 여수 시민은 똑같은 뉴스거리다

매스미디어는 서울과 권력 중심의 뉴스 위주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지역 언론도 마찬가지다. 지자체와 지역 정치인, 지역 유력 기업들의 이야기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지역 시민의 이야기에는 소홀하다.

하지만, 여수라는 동네에는 3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만큼의 뉴스거리가 존재한다.

따라서 여수넷통은 논점은 아니더라도 소재에 대한 방향성만큼은 정해놓았다. 여수넷통이 전하는 소식들은 한마디로 ‘사통팔달, 동네방네, 골목길 뉴스’다.

여수넷통 메인페이지 (출처: http://www.netongs.com/)

지역이 가진 1인 미디어의 한계

기대와 달리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았다. 지역이다 보니 인터넷 사용자층이 취약한 것이 큰 이유였다. 블로거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결국 필진 교육 과정을 개설해야 했는데, 그런데도 글을 쓰는 사람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블로그 하면 이른바 ‘파워블로거’를 먼저 떠올리는 탓일까. 그들만큼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감이 장애가 되었다. 여수넷통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사진 한 컷, 글 한 줄만으로도 충분한데도 말이다.

그리고 소도시의 좁은 인적 네트워크도 부담이 되었다. 여수는 익명성이 강한 대도시와 달라 글로 비판하는 누군가가 한다리 거치면 알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블로거와 시민기자를 포함해 총 20여명의 필진이 있는데, 그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심리적인 부담감을 없애는 것이 큰 숙제다.

광고: 지자체·기업과 거리두기

현재 여수넷통의 재정 상황은 넉넉하지 않다. 꾸준하게 들어오는 수입이라곤 운영위원과 주춧돌 회원이 내 주는 월 회비 300만원이 거의 전부다. 여수 지역사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만큼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하지만 그것을 광고 유치에 활용하진 않는다. 대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있는 석유화학 산업단지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언론의 본분인 감시자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산업단지 기업들은 환경 오염 가능성이 높아 더욱 엄격히 감시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기업에게서 광고를 받게 된다면 어떤 여수 시민이 여수넷통을 신뢰할 수 있을까.

그래서 여수넷통은 광고 원칙을 세웠다. 산업단지 입주 기업은 물론 지자체 광고는 일절 받지 않는 것이다.

현재 월 회비 1만원을 납부하는 주춧돌 시민이 170여명에 불과하지만, 광고에 대한 원칙만 잘 지켜나간다면 그 숫자는 충분히 더 늘어날 것이라 본다. 당장의 운영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들어오는 만큼만 쓰면 된다.

최근 시작한 문화사업단 활동도 수익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한다. 현재 인문학 강좌, 지역 답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블로그 교육장을 활용해 다양한 PC 활용 교육도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모바일과 SNS 시대, 반쪽짜리 여수넷통

여수넷통 사이트가 첫선을 보인 것은 2011년 12월 1일. 하지만 원래 예정일은 그보다 훨씬 더 빨랐다. 2010년에 웹사이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그 해 스마트폰과 SNS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이 두 가지에 대응하지 않고서는 반쪽짜리 웹사이트가 될 것 같았다.

결국 제작비 1500만원을 날리는 셈 치고,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웹사이트를 다시 구축했다. 지금 여수넷통이 그 결과물이다. 하지만, 애초에 기대했던 모바일 최적화와 SNS 연동은 해결하지 못했다.  개발사 사정으로 인해 더 이상 웹사이트를 유지 보수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수넷통이 진정한 동네방네 소식통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카카오톡으로 소통하듯, 글과 사진을 쉽게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이 시급한 부분이다.

디지털에 아날로그를 더하다

여수가 인터넷 사용자층이 취약한 지방이다 보니, 아날로그 세대를 독자층으로 아우를 수 있는 노력도 필요했다. 그래서 활용한 것이 문자메시지다. 여수넷통에서는 매일 머릿기사와 속보 요약본을 문자 메시지로도 발송해준다. 물론, 주춧돌 시민들과 운영위원들에 한해서다.

한편 여수넷통에서는 오프라인 만남도 자주 갖는다. 블로그스피어나 SNS를 뒤져보면 지역 활동가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지만, 인터넷의 느슨한 관계만으로 이들을 시민기자로 참여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끈끈한 연대는 오프라인에서 만들어진다.

여기까지가 여수넷통 한창진 발행인과 나눈 대화의 요약이다. 아직은 시작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매체지만, 여수넷통의 지향점은 대안 언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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