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례로 배우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마케팅

우리 상품을 처음 본 순간, 써 보지 않고서는 못 배길 정도로 끌린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 번 쓰면 계속 쓸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면 이 또한 얼마나 좋을까요. 마치 게임처럼 말입니다.

자발적 이용 동기를 부여하는 게임 요소: 놀이의 재미

게임은 놀이입니다. 게임은 재밌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호모 루덴스, 다시 말해 본능적으로 놀이를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하루 종일 놀이 거리를 찾아 다니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런 탓에 게임은 일단 접하면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중독을 일으키는 게임 요소: 도전 과제, 성취와 포상, 경쟁

사진출처: flickr, cc by Ben Andreas Harding

게임은 미션이나 퀘스트 같은 도전 과제를 끊임 없이 제시합니다. 그리고 도전 과제를 완수할 때마다 레벨 상승이나 점수로 포상해 줍니다. 그러한 게임 요소는 사람의 성취욕을 지속적으로 자극합니다.

게임은 또한 대결입니다. 누가 더 높은 레벨에 올랐는지, 누가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는지, 누가 더 많은 아이템과 더 좋은 아이템을 가졌는지를 놓고 서로 경쟁하게 만듭니다. 순위는 늘 바뀝니다. 그런데 사람에겐 지기 싫어하는 경쟁심리가 있습니다. 남들보다 우월한 모습으로 돋보이고 싶은 욕망도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게임은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게 됩니다.

게이미피케이션마케팅. 게임 요소를 마케팅에 접목하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화) 마케팅은 게임의 이러한 동기 부여 요소와 중독 요소를 상품과 서비스에 적용해 소비를 촉진하는 것을 말합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상품과 서비스에 놀이와 도전, 성취와 포상 같은 게임 요소를 가미해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들고, 소비 행위를 일종의 게임 플레이어들간의 경쟁으로 치환해 지속적인 소비가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게임 요소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게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되다 보니 많은 온라인 사이트들이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트들은 출석체크, 글 작성 수, 구매 실적과 같은 사이트 방문자의 활동 정도에 따라 점수를 적립해 줍니다. 그리고 누적된 점수에 따라 이용자 활동 순위를 매겨 사이트에 공개합니다. 요즘과 같은 모바일 시대에는 게이미피케이션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기도 합니다.

리서치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4년까지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기업 2000곳 중 70% 이상이 게이미피케이션 어플리케이션을 도입할 거라 전망될 정도로 게이미피케이션은 지금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 오프라인에서도 가능하다.

게임하면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환경을 떠올립니다. 그런 만큼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을 하려면 게임과 관련된 IT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게임은 오프라인 기반과 아날로그 방식으로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학교 소풍에서 빠지지 않았던 보물찾기를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보물찾기엔 분명히 놀이의 재미와 도전 과제, 그리고 경쟁과 포상이 있습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만큼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마케팅 활동도 게임화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오프라인 건물조차도 게임처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flickr, cc by leoloves

오프라인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 사례 1: 띠기 아저씨

어렸을 적 학교 앞에는 띠기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그 아저씨는 연탄 곤로로 불을 피워놓고 국자로 설탕을 녹여 만든 띠기(고향에서는 달고나를 띠기라고 불렀습니다)를 팔았습니다.

기억에 아저씨한테 돈 꽤나 바쳤던 것 같습니다. 달콤하고 바삭바삭한 띠기 맛도 좋았지만 아저씨가 찍어준 틀대로 띠기를 떼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모양입니다. 혼자보다 여럿이 하면 더 재밌었기에 가끔은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가 누가 떼기를 잘하는 지 내기를 했던 기억도 납니다.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luxuryville

십중팔구는 떼는 도중에 띠기가 부서져 버렸지만, 간혹 아슬아슬하게 성공할 때는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친구들이 옆에 있으면 어깨까지 으쓱으쓱, 아저씨가 상으로 주는 보너스 띠기 맛은 더욱 특별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띠기 아저씨기 했던 게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입니다. 띠기에는 틀 대로 찍어낸다는 도전 과제가 있었고, 승부욕과 성취욕을 자극할 정도의 난이도가 있었으며, 친구들과 대결로 내 실력을 뽐낼 수 있었고, 도전 과제를 완수하면 친구들의 부러움이나 보너스 띠기 같은 포상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 사례 2: 매운 돈까스 가게

제가 사는 동네엔 줄을 서야만 돈까스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은데다, 맛까지 괜찮아 저도 가끔 이용하는데, 그럴 때마다 재밌는 풍경을 보게 됩니다. 남녀 커플이 오면 여자는 일반 돈까스를, 남자는 매운 돈까스를 주문하곤 합니다. 남자 여럿이서 오면 꼭 한 명쯤은 매운 돈까스를 주문하는 사람이 있고요. 저도 한 조각 먹어 봤는데, 얼마나 매운지 저녁 내내 배를 움켜쥘 정도였던 그 돈까스를 말입니다.

매운 돈까스가 나오면 남자들은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는데 눈물 콧물 범벅이 되면서도 꾹 참고 입안으로 꾸역꾸역 쑤셔 넣습니다. 제한 시간 내에 매운 돈까스를 다 먹어 치우면 몇 달간 무료로 돈까스를 먹을 수 있는 포상에, 리더보드(도전에 성공한 사람들이 기록된 게시판)에 자신의 사진을 올릴 수 있는 영광에, 무엇보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또래 친구들에게 자신의 남성다움(혹은 무식함?!)을 뽐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물론, 대게는 꼴사나운 모습만 남긴 채 실패합니다. 그래도 뭐가 재밌는지 일행끼리 키득키득거립니다.

이 돈까스집도 많은 게임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전 과제, 경쟁, 포상이 있고 거기에 더해 매운 음식 강자들을 가려서 보여주는 리더보드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 사례 3: 종교인들의 팀플레이를 부추기는 걸인

아래 사진을 보면 한 걸인이 여러 동전 바구니를 펼쳐 놓고 각 바구니를 표찰 같은 걸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표찰에는 기독교, 무슬림, 카톨릭, 유교…. 등 각 종교의 이름이 적혀져 있습니다.

사진출처: reddit

이 걸인은 마치 어떤 종교가 가난한 사람을 더 불쌍히 여기는지를 적선된 돈의 양으로 비교해서 보여 주면서 이런 식으로 말을 거는 것 같습니다.

‘봐봐. 당신의 종교가 뒤지고 있는데… 좀 더 열심히 해 보시지’

신실한 종교인이라면 자신의 종교가 적선, 다시 말해 선을 행하는 데에 있어 다른 종교에 뒤지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믿는 종교가 앞서기 위해서는 나 뿐만 아니라 같은 종교를 가진 다른 사람들도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팀플레이를 해야만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과는 어땠을까요? 사진 속 걸인의 모습이 환한 걸 보니 성과가 있나 봅니다.

이 사례 역시 게임적 요소, 다시 말해 우리 종교를 돋보이게 만든다는 도전 과제와 동전의 양으로 순위가 매겨지는 리더보드를 보여줍니다. 앞서 두 사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팀 플레이와 팀간 경쟁이라는 새로운 게임의 규칙도 발견됩니다.

쿠폰도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일까?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의 본질은 재미와 경쟁.

지금까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 사례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더 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카페에서 종이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고, 도장이 모이면 무료 음료로 포상해주는 것도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잠깐 생각해보세요. 과연 종이 쿠폰에 도장을 모으는 게 띠기처럼 재밌을까요.

게이미피케이션이 마케팅 성과를 내기 위해선 놀이와 경쟁이라는 동기 부여 요소와 중독 요소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종이 쿠폰에는 도장 모으기라는 도전 과제와 무료 음료라는 포상이 있을 뿐 놀이와 경쟁이 빠져 있습니다. 도장 채우기는 그저 혼자 하는 지루한 반복 행동일 뿐입니다. 리워드를 적립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지루하긴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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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을 하기 위해선 쿠폰 도장 대신 병뚜껑을 사용하는 위 사진의 술집처럼 손님이 마신 소주병 뚜껑을 일렬로 엮어 손님 이름과 함께 진열해 누가 진짜 주당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재미 정도는 더해줘야 합니다. 경품이 걸린 다트판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자신의 행운을 테스트할 재미를 더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스타벅스처럼 총 적립 실적에 따라 골드카드와 같은 특별한 자격과 지위를 부여해 자신을 자랑할 수 있는 재미를 더해주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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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과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이용하게 만들고, 중독성을 더해주는 게이미피케이션마케팅은 분명 소비를 촉진하는 힘이 있습니다. 게임에 익숙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소비의 주축이 되는 미래에는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마케팅에는 입소문을 유발하는 힘도 있습니다. SNS 사용자들은 자신이 이뤄낸 성과를 SNS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하는 욕망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게이미피케이션으로 마케팅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도전과제와 포상 외에도 재미와 경쟁(또는 평가)요소 또한 포함해야 한다는 걸 반드시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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